<닥터 스트레인지> 스포일러 리뷰
- 목차
그제 (10.25, 화) 마블 스튜디오의 올해 두번째 영화인 <닥터 스트레인지>가 개봉했습니다. 사실 좀 낚였던 것이, 처음 IMAX 등의 3D 타입으로 예매가 시작됐을 때는 일반적인 2D는 개봉을 안했는데, 당일날 돼보니까 2D도 엄청 개봉했더라구요. 저는 CGV 왕십리에서 IMAX로 관람했는데, 시간표 보니까 닥터 스트레인지가 엄청 많아서 약간 낚인 느낌도 있긴 했습니다.....라지만 IMAX로 보니까 그런 생각은 안녕~
25일 IMAX, 26일 2D로 이틀 연속 보면서 오랜만에 리뷰를 하고 싶어서 오랜만에 포스팅합니다.
4박5일 일본여행은 한달에 하나씩 올리게될듯
* 주의: 이후의 포스팅 내용에는 영화에 대한 스포일러가 포함될 수 있습니다. 스포일러를 원치 않으시는 분들은 뒤로가기 버튼을 눌러주세요.
* 이 포스팅은 제 의식의 흐름을 바탕으로 아무거나 생각나는대로 씁니다. 전문적인 리뷰 따위는 바라지 않는 편이 속편합니다.
1. 사실 지금 포스팅하면서 가장 먼저 생각난 것은 엔딩 크레딧 후의 쿠키영상이었습니다만, 적어도 스포일러를 원치 않는 분들이 대응할 수는 있도록 쿠키영상에 대한 이야기는 나중에 다룰게요.
뭐 일단 스포일러 걱정할 필요 없이 다룰 수 있는 임팩트 있는 것은 아무래도 <닥터 스트레인지>만의 영상 효과, 특히 액션신이겠죠.
<닥터 스트레인지>의 액션신은 기존의 여타 마블 영화의 그것과는 궤를 달리합니다. 기존 마블 영화의 액션신을 간단히 짚고 넘어가자면, 캡틴 아메리카-헐크-토르(?)-앤트맨(?)-윈터 솔져 등의 힘으로 압도하는 육탄전 토르는 천둥의 신이지만 번개는 필살기 같은 느낌이라, 아이언맨-워머신의 눈이 호강하는 포격, 앤트맨-스파이더맨-블랙 위도우-호크아이-퀵실버-팔콘 등의 빠르고 시원시원한 격투, 스칼렛 워치-비전 등의 초능력을 기반으로 한 액션 등으로 저는 크게 구분짓고 싶습니다. 스칼렛 워치-비전의 합류로 조금 더 다채로워진 느낌은 있습니다만, 그래도 기존의 느낌을 벗어나는 수준은 아니었다고 봅니다.
반면 <닥터 스트레인지>의 액션신은 제 느낌으로는 <인셉션> (2010) 의 느낌에 액션신을 가미한 그런 느낌이었습니다. 다른 MCU 영화들에 비해서 화려하다는 느낌은 없었고 길이 자체도 좀 짧았던 것 같지만, 공간 조작을 액션에 가미한 <닥터 스트레인지>는 정말 새롭고 신선한 느낌이었습니다. 중력의 방향을 조작해 상대를 당황케 하고, 건물이나 타일 등을 왜곡, 이동시켜 움직임을 제한한다거나 하는 장면들은 정말 <닥터 스트레인지>이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이후에 닥터 스트레인지가 다른 어벤져스 멤버들과 합류하게 된다면, 이들의 협동 액션신도 기대해볼만 할 것 같습니다.
생각해보면 <닥터 스트레인지>에서 정말 마법으로 상대를 공격하는 것은 없었네요. 마법으로 만든 무기로 때리는 것도 이거에 넣어야 되는지는 긴가민가하지만... 소위 말하는 RPG 내의 파이어볼로 적을 공격하는, 뭐 이런 건 없습니다.
(포스팅 하면서 생각난건데, 포탈을 이용한 액션신이 나오지 않아 좀 아쉬운 느낌은 있네요. <엑스맨: 데이즈 오브 퓨쳐 패스트>에서처럼 말이죠. 나중에 협동 액션신이 나온다면, 이거로 하면 딱일듯 합니다.)
2. <닥터 스트레인지>를 이미 보신 분이라면 영화 티저를 다시 보시고, 티저만 보고 영화는 아직 안보셨다면 영화를 보신 후에 티저와 비교를 해보시기 바랍니다. '티저에서 뭐 이렇게 꽁꽁 숨겨놨냐' 라는 생각 안 드셨나요?
티저에서 보여준 거래봤자 닥터 스트레인지가 다쳐서 절망하는 거, 에인션트 원이 명존쎄로 유체이탈 시키는거명존쎄로 정말 그냥 혼이 나간거 아닐까, 케실리우스가 "I am death, and pain" 거리면서 공간왜곡 하는거, 공간 조작된 빌딩 창문을 스트레인지와 모르도가 뛰어가는 거, 마법 보호막으로 어떤 공격을 막아내는 거랑 와이파이 비밀번호 정도....? 에인션트 원이 공간조각 하는거 잠깐이랑 에베레스트로 순간이동한 것도 있긴 하네요.
뭐 저보다야 티저 제작팀이 어련히 알아서 잘 만들었겠거니 싶지만, 제 짧은 생각으로는 너무 꽁꽁 숨긴 것은 아닌지, 화려한 장면들을 좀만 더 넣었으면 좋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나같은 마블 덕후들이 많이 봐줄테니 걱정은 별로 없긴함
3. 이번 영화의 주/조연급 배우들은 모두 준수한 연기력을 보여줬습니다. 제가 딱히 이런데 전문가는 아니라서 자세히 서술은 않고 그냥 넘어가겠습니다. 그냥 영화 보시면 됩니다.
빌런 케실리우스의 캐릭터 포스터. (그림 출처 2)
4. 결말이나 빌런의 운명에 대해서는 호불호가 갈리지 않을까 싶습니다.
* 결말 (도르마무와의 대결)에 있어서는, 정말 닥터 스트레인지다운 해결책을 보여줍니다. 시간을 조작할 수 있는 유물인 아가모토의 눈을 이용해 시간의 루프 속에 도르마무를 가둬버린 것이죠. 루프 속에 갖힌 것에 지친 도르마무에게 협상을 이끌어내 다크 디멘션을 닫고 지구 정복을 포기하게 만들죠. 좀 밋밋한 감이 없잖아 있긴 합니다만, 닥터 스트레인지만이 가능한 방법이라는 데에는 이견이 없을 듯 합니다.
* 케실리우스는 영화 초반부에서부터 꾸준히 등장해서 강렬한 인상을 남겼지만, 결말부에서는 좀 허무하게 영화에서 퇴장했습니다. 위의 도르마무와의 협상협박 과정에서 그냥 먼지가 되어 사라져버립니다. 에인션트 원도 죽게 만들고, 닥터 스트레인지에게도 큰 위기를 불러일으켰던 영향력 컸던 빌런인 것 치고는 좀 아쉽게 퇴장한 셈이 되었네요.
웡 캐릭터 포스터. 잘 보면 웡의 머리가 거의 포스터 중앙에 위치해있다. (그림 출처 3)
5. 웡 (베네딕트 웡) 과의 케미가 기대되게 만드는 작품이기도 했습니다. 영화 내의 개그 지분 중 절반 정도를 스트레인지와 웡이 만들어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입니다. 진중하고 과묵해 보이는 모습에서 나오는 그 호탕한 웃음이란...
이후 <어벤져스: 인피니티 워>에서도 출연이 예정되어 있다고 하니 그 때에도 기대해봐도 좋을 것 같습니다.
6. 첫 번째 쿠키영상은 직접적인 후속작을 예고하는 내용이었습니다. <토르: 라그나로크>에 닥터 스트레인지가 카메오 수준보다는 그래도 어느 정도 비중 있게 출연할 것 같다는 것과, 토르와 로키가 오딘을 찾으러 지구에 온다는 내용이 있을 것이라는 것이죠. 마법으로 토르의 맥주를 채워주는 스트레인지와 짧은 순간에 맥주 원샷을 때려버리는 토르
모르도 캐릭터 포스터. (그림 출처 2)
7. 두 번째 쿠키영상은 꽤 충격적이었습니다. 모르도가 후속작에서 빌런으로 출연할 것으로 보이는데, 저로서는 생각지도 못한 전개였습니다. 그의 융통성 없고 자연법칙을 순리대로 따르는 것을 원하는 성격이 아가모토의 눈으로 인해 스트레인지와 웡에게서 떠나고, 결국 반 마법사 적인 행동을 하기에 이릅니다. 닥터 스트레인지 후속작 등이 나온다면 빌런으로 거의 확정이 아닌가 싶습니다.
마블 코믹스도 즐겨보시는 진성 마블덕후시라면 모르도 라는 이름에서 짐작하셨을 수도 있겠지만 (모르도 남작, 만화에서는 백인), 저는 영화로 처음 마블을 접했고, 지금도 만화책 너댓권 사둔 것이 전부이기 때문에 예상하기 어려웠습니다.
8. 이번에도 자막 번역은 박지훈 번역가가 맡았습니다. 맨날 다른 사람 쓰라고 욕먹어도 꾸준히 고용하는 이유는 당췌 알 수 없지만... 그래도 이번에는 크게 이상한 부분은 없었습니다. 이상했던 부분만 좀 짚어보자면...
- "How do I get from here to there?" → "여기서 거기까지 어떻게 가죠?" : 예고편만 보면 순간이동을 어떻게 하냐, 라는 질문으로 해석이 될 수도 있겠습니다만 본편에서는 "내(닥터 스트레인지)가 그 정도 수준(에인션트 원)까지 어떻게 도달하죠?" 수준의 의미로 받아들이는 것이 적절합니다. 영화를 보면서 번역을 하긴 한건지 의문이 들 정도...
- 케실리우스와 닥터 스트레인지의 첫 대면 만담(?) - 사실 이건 영어 언어유희라 한글로는 어떻게 번역하든 이상했을 겁니다. 박지훈 번역가만의 잘못은 아님.
- 'Levitation clock' → '레비테이션 망토' : 아가모토의 눈은 다 한글로 했으면서 이건 왜 공중 부양 망토 같은 식으로 번역하지 않았는지 모르겠네요.
9. 이번 영화에서, 아직까지는 MCU에서 언급되지 않았던 멀티버스(Multiverse)가 언급되기도 했습니다. 나중에 안써먹을거면서 그냥 툭 던지고 끝일리는 없을테니, 이걸 이제 써먹겠다는 의중일텐데 이를 어떻게 영화 내에 녹여낼지 궁금+기대됩니다.
MCU 첫 마법사 캐릭터를 다루는 <닥터 스트레인지>, 강력히 추천 드립니다.
* 그림 출처 1. http://movie.naver.com/movie/bi/mi/basic.nhn?code=125459
* 그림 출처 2. http://collider.com/doctor-strange-posters-tilda-swinton/#posters
* 그림 출처 3. http://www.joblo.com/movie-posters/2016/doctor-strang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