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캡틴 마블> 스포일러 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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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흔한공돌이 입니다.

어제(3/6 수) 2019년 첫 MCU 영화 <캡틴 마블>이 개봉했습니다. 개봉 전부터 이런저런 논란으로 시끄러웠던 영화였는데,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괜찮았습니다! 개인적으로는 몇몇 액션신이 좀 어지럽고 스토리가 평범하다는 느낌은 있지만, 전체적으로 좋았습니다. 마블 영화임에도 볼까말까 고민중이셨던 분들께는 걱정 말고 보셔도 좋을 것 같다고 추천드립니다.

아... 그렇다고 기대를 뿜뿜하고 보실 정도까지는 아니고, 적당히 괜찮은 영화다 수준입니다.

 

리뷰 중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아직 관람하지 않은 분들 중 스포일러를 원치 않는 분들은 뒤로가기 버튼을 눌러주세요.

 

[각주:1]

 

논란에 대해서

주인공 캡틴 마블 역을 맡은 배우 브리 라슨을 향한 논란(스탠 리 추모글, 외모가 마음에 안 든다, 등)을 제외하고, 영화 자체에 대한 개봉 전 논란은 크게 두 가지였습니다.


 

첫째, 영화가 페미니즘으로 범벅이 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우려였습니다. 작년 12월, 브리 라슨의 인터뷰가 공개되면서 이에 대한 논란이 크게 일었습니다. (관련 기사: 브리 라슨 "'캡틴 마블'은 위대한 페미니스트 영화")

 

페미니즘이 좋고 나쁘고를 떠나서, <캡틴 마블>의 정체성은 히어로 영화입니다. 영웅으로서의 캡틴 마블의 등장, 성장, 각성 등을 그리면서 페미니즘 요소가 적당히 들어가야지, 주객전도가 되어 영화 자체를 페미니즘 영화로 만들어서는 곤란하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정작 뚜껑을 열고 보니, 저는 왜 브리 라슨이 '페미니스트 영화'라고 <캡틴 마블>을 칭했는지 이해되지를 않았습니다. 페미니즘에 할애된 분량이 매우 짧았거든요. 짧게나마 있던 페미니즘 요소들은 영화 후반부 캡틴 마블의 각성으로 귀결되는데, 이야기가 진행되는 흐름이 썩 매끄럽지는 못했습니다. 페미니즘 요소를 제대로 넣고 싶었으면 차라리 분량을 주객전도가 되지 않는 선에서 적당히 늘리되 개연성도 살리는 방향으로 가던지, 매끄럽게 만들기 어렵다면 차라리 빼버리는 것이 나았을 듯한데 이도저도 아닌 애매한 영화가 된 것 같아서 아쉽습니다.

 

다른 논란은 <어벤져스: 인피니티 워>(이하 <인피니티워>)에서 <어벤져스: 엔드게임>(이하 <엔드게임>)으로 이어지는 데 <캡틴 마블>이 필요한 영화냐, 또는 타노스와의 대결에 캡틴 마블이 꼭 필요하냐는 논란이었습니다. 그리고 아쉽게도 이번 영화에서는 이 논란이 완전히 해결되지는 못했습니다.

 

<인피니티워>에서 결국 타노스의 핑거 스냅을 막지는 못 했지만, 적어도 스톰브레이커와 함께 각성한 토르가 타노스를 죽일 수 있는 능력이 있다는 것은 알 수 있었습니다. 상실감과 분노 그리고 <엔드게임>으로 끌고 가기 위한 스토리 로 인해 목이나 왼팔이 아닌 몸통을 공격하긴 했지만 여튼 토르가 <엔드게임>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하지 않을까 했습니다.

<인피니티워> 직후 개봉한 <앤트맨과 와스프> 쿠키 영상과 <엔드게임> 예고편을 통해 어벤져스가 왜 안 불렀는지 모르겠는 앤트맨이 양자영역에서 탈출했고, 양자영역의 힘을 이용해 같이 위기를 헤쳐나가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도 들었습니다.

 

그렇기에 <캡틴 마블>을 <엔드게임> 직전에 배치할 정도면 캡틴 마블이 어떤 핵심 역할을 맡게 된다는 것일텐데, 토르 수준의 힘이나 앤트맨 같은 특이한 스토리를 보여주지는 못했습니다. 영화 후반부, 크리 종족의 로난이 이끌고 온 우주선을 맨몸으로 부수는 장면에서 '캡틴 마블 X나 세구나' 하는 생각이 들기는 했습니다. 하지만 이는 <인피니티워>에서 토르가 아웃라이더의 우주선을 부수는 장면이 나오기도 했고, '우주선을 부수니까 타노스도 부수겠네' 하기에는 억지스러운 면이 있습니다.

 


 

다만, 하나 기대되는 점이 있습니다. 캡틴 마블이 퓨리에게 송신기를 건네주면서 "꼭 필요할 때만 써라"라고 했습니다. <인피니티워>의 핑거 스냅 이전에도 지구에 여러 위기가 닥쳐왔지만 퓨리는 한 번도 송신기를 찾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인피니티워> 쿠키 영상에서는 정확한 상황을 모름에도 사람들이 먼지가 되어 사라지자 바로 송신기를 찾습니다. 그만큼 퓨리가 캡틴 마블의 능력을 신뢰하고 있다는 뜻으로 봐도 될 것 같습니다. 비록 <캡틴 마블>에서 그 능력이 뭔지 100% 나타내지는 못했지만, <엔드게임>을 기대해봐도 좋을 것 같습니다.

 

 

 

Thank you Stan

2016년 <닥터 스트레인지>부터 적용된 인트로.

</닥터>

 

2016년 <닥터 스트레인지> 이후 인트로는 위 사진처럼 지금까지 영화의 장면들을 이용해왔습니다. 하지만 <캡틴 마블>에서는 지금까지 카메오로 등장했던 스탠리가 영웅들 대신 등장합니다! 영화 흐름과는 관련없지만 시작부터 관객들로 하여금 웃음을 짓게 만드는, 그리고 이후 Thank you Stan 에서는 감동을 주는 인트로였습니다. 다만 하필이면 브리 라슨이 스탠리 추모글로 논란이 되었다는 점을 생각하면 아이러니하네요.

 

 

 

 

무수한 떡밥의 향연

이 영화의 시점이 마블 영웅들이 본격적으로 등장하기 이전인 1995년이어서인지 다양한 떡밥들이 등장합니다.
 

[각주:2]

 

머리숱이 풍성해서 낯선 퓨리와 콜슨이 대표적입니다. 쉴드에 갓 입사했는지 '신참'으로 불리는 콜슨, 아직은 40대인 퓨리입니다. 게다가 양쪽 눈이 멀쩡한 퓨리까지! 퓨리의 눈이 왜 멀게 됐는지도 나오는데 그 이유가 참 허무합니다... 

 

영화를 보면 틀린 말은 아닌 것 같다...

 

 

그리고 이번 영화에서 테서랙트가 등장합니다. 이전 영화에서 나온 정보를 생각해보면 설정 오류가 아닌가 영화 보면서 계속 고민했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딱히 설정 오류랄 것까지는 없어보입니다.

 

1. <퍼스트 어벤져>, 하워드 스타크가 테서랙트를 발견함: 정확한 시점이 나오진 않았으나, 하워드 스타크의 사망년도인 1991년 이전으로 추측 가능합니다.

2. <캡틴 마블>, 하워드 스타크가 발견한 테서랙트를 이용해 로슨 박사가 쉴드의 비밀 프로젝트를 진행함: 영화에서 퓨리와 캡틴 마블이 만나는 시점이 1995년이고, 캐럴 댄버스가 사고를 당한 것이 6년 전, 1989년입니다. 즉, 하워드 스타크가 1989년 이전에 테서랙트를 발견했고, 이후부터 1989년까지 연구를 진행했다고 보면 되겠죠.

3. <캡틴 마블>, 로슨 박사의 비밀 연구소에서 테서랙트를 발견함: 1995년, 고양이 구스가 테서랙트를 삼켜버리죠. 입 열기 전까지는 참 귀여웠는데...

4. <캡틴 마블> 쿠키 영상, 구스가 테서랙트를 뱉어내고, 어벤져스 이니셔티브 계획의 일환으로 연구가 진행됨: 이 연구의 결과물이 <어벤져스>에서 스타크-배너-로저스에 의해 발견됩니다.

 

 

그리고 '그동안 짱짱 쎈 캡틴 마블은 뭐했냐'는 질문도 자연스레 해결됩니다. 지구에 없었거든요. 다른 은하계에서 스크럴과 크리 사이의 분쟁을 해결하고 있었고, 퓨리가 송신기로 불러낸 적도 없으니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알 턱이 없었죠. 

 

 

<캡틴 마블> 후속작이 나올 가능성이 높아보입니다. 물론 현재까지는 후속작 이야기가 없기는 하지만, 캡틴 마블이 크리-스크럴 종족 분쟁을 해결하고 자신을 배신하고 속여온 욘-로그와 수프림 인텔리전스를 향한 복수 등 떡밥들이 던져졌기에 기대가 됩니다.

 

 

 

 

 

꼭 봐야 돼?

아닙니다. 저 같은 마블 덕후들은 보지 말래도 알아서 보겠지만, <인피니티워>와 <엔드게임>을 연결해주는 역할을 하는 영화는 아닙니다. 위에서도 언급했지만, <인피니티워> 사태를 해결할 만한 능력을 <캡틴 마블>에서는 보여주지 않았습니다. 그냥 'X나 세구나' 정도입니다.
첫 번째 쿠키 영상에서 생존한 영웅들과 캡틴 마블이 만나는 장면이 있긴 한데, 이는 <엔드게임>의 장면 일부를 잘라온 것일 가능성이 농후합니다.
 
즉, <엔드게임>을 보기 위해 봐야 할 영화는 아니다, 라고 말씀드릴 수 있겠습니다.

 

 

 

 

 

영화는 뭐...

영화 자체만 보면 엄청 매력적이라고 말하기는 힘듭니다. 전반적으로 밋밋한 영화라고 보는 것이 적당하다고 생각합니다. 스토리나 액션 모두 뛰어나지는 않은데 그렇다고 구멍 수준도 아니고, 인물들도 맛이 떨어진다는 느낌은 있습니다. 하지만 개봉 전 제기되었던 우려와는 달리 주객전도가 되지 않아 깔끔합니다.

 

엄청난 기대를 품고 가진 마시고, 마블 영화니까/마블 덕후니까 보러 간다는 느낌으로 가볍게 보시면 좋을 영화입니다. 흔한공돌이였습니다.

  1. 출처: Marvel 공식 트위터 https://twitter.com/Marvel/status/1092475274111959040 [본문으로]
  2. 출처: https://twitter.com/Marvel/status/1085582473738645504 (좌), https://twitter.com/Marvel/status/1085582481745571840 (우)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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