궤양성 대장염 투병기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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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 개복치

난 커피를 좋아하지 않는다. 일단 가장 큰 이유는 맛이 없다. 쓰기만 하고 맛대가리 하나 없는 이걸 왜 좋아하는지 잘 모르겠다. 다른 사람들은 한약마냥 맛없어도 그냥 먹는건가?

그리고 옛날부터, 특히 빈속에 커피를 마시면 속이 조금씩 부글부글한다. 그래서 궤양성 대장염이랑은 관계없이 원래부터 커피는 거의 마시지 않았다.

하지만 커피의 향은 좋아한다. 특히 단맛과 커피의 향이 뒤섞인 그  느낌이 좋다. 그래서 티라미수도 좋아하고 아이스크림 더위사냥도 좋아한다.

 

그런데 내가 최근에 몇 가지 사건을 통해 ‘커피 개복치’인가 싶은 생각이 들었다.

아인슈페너를 먹을 일이 있었다. 몸에 좋을 것 같진 않았지만 그냥 먹고 싶었다. 솔직히, 크림 잔뜩에 커피 섞어 마시면 맛있잖아... 근데 얼마 안 있어서 속이 메스껍고 약간의 구토감이 들었다.

그리고 ‘더위사냥 쉐이크’를 마신 적도 있었다. 위에도 언급했듯이 더위사냥은 내가 좋아하는 아이스크림 중 하나이고, 살면서 더위사냥 먹었다고 커피의 부작용이 있었던 적도 없었기 때문에 아무 걱정 없이 마셨다. 근데 웬걸, 이번에도 동일하게 속이 메스꺼워졌고 집에 돌아오니 트림 대잔치까지 벌어졌다. 게다가 거의 저녁 9시쯤 마셨는데, 그 날 잠을 제대로 설쳤다.

 

그래서 억울해서 ‘더위사냥에도 카페인이 들어가나?’ 싶어서 검색을 해봤는데 아예 없지는 않지만 약 10mg 정도 들어가고(https://www.joongang.co.kr/amparticle/23859693), 시중에 판매되는 아메리카노의 카페인 함량(100~200g, https://coffee4m.com/아메리카노-카페인-함량/)에비해서는 매우 적은 수준이다.

그래서 내 결론은 둘 중 하나다. 1) 내가 먹은 것이 실제로는 커피 쉐이크인데 더위사냥 비슷한 맛이 났거나 2) 이름 그대로 ‘더위사냥’을 넣어서 만든 쉐이크인데, 내가 더위사냥에도 못 버틸 정도로 개복치가 되었거나. 그 카페에 다시 가서 어떻게 만들었냐고 물어볼 생각은 없어서 이 이론을 검증해보려면 더위사냥을 먹어보는 수밖에 없고... 먹어봤을 때 별 문제는 없었던 걸 보면 아마 1번이 맞았고, 확실히 커피는 나랑 안 맞는구나 하는 생각을 했다.

 

원인 분석

카페인은 대장에 자극을 줄 수 있어 궤양성 대장염 환자는 피해야 하는 성분 중 하나이다. 근데, 난 ‘커피’는 위에서 적은대로 민감한데 ‘카페인’이 들어있는 녹차, 홍차 등은 마셔도 별 탈이 없었다. 그래서 왜일까? 하고 몇 가지 자료들을 찾아봤다.

녹차 https://koreascience.kr/article/JAKO201819355172959.pdf

 

먼저 녹차, 홍차 등에는 폴리페놀의 일종인 카테킨이라는 물질이 있는데 이것이 카페인과 잘 결합하여 카페인이 체내로 흡수되는 것을 막는다고 한다. (https://www.hidoc.co.kr/healthstory/news/C0000780417)

특히, 카테킨 화합물 중 하나인 EGCG는 염증 발생 기전을 차단하여 항염증 효과뿐만 아니라 항암, 항산화 작용 등 다양한 효과가 있다고 한다. (https://www.e-ajbc.org/journal/view.php?number=887)

그리고 녹차, 카모마일차, 생강차가 궤양성 대장염에 좋다는 기사도 있으니(https://kormedi.com/1540495/) 가끔 찾아 마셔도 괜찮을 것 같다.

 

관련 자료를 더 찾아보다보니 시중에서 판매되는 녹차 제품들의 카페인, 카테킨 함량을 비교한 논문도 있었다. (https://koreascience.kr/article/JAKO201819355172959.pdf) 소매점(편의점, 마트 등?)의 녹차 음료 18종과 카페의 녹차 음료 38종을 비교했는데, 카페인과 카테킨 모두 카페 녹차 음료가 소매점 음료보다 더 높게 나왔고, 카페인/카테킨 비율은 소매점 녹차 음료가 더 높게 나왔다. 그리고 구입 경로에 관계없이 라떼 형태의 제품이 카테킨, 카페인 함량이 모두 높게 나왔다.

 

구입 경로 카테킨 카페인
소매점 61.99mg/L 65.14mg/L
카페 263.17mg/L 165.35mg/L

 

소매점 음료는 카페인 함량이 150mg/L 이상일 경우 의무적으로 "고카페인 함유" 등의 표시를 해야 해서인지 18종 모두 카페인 함량이 150mg/L 미만이었던 반면, 카페 음료는 "고카페인 함유" 표시 의무가 없어 38종 중 20종의 카페인 함량이 150mg/L을 초과했다.

카테킨의 섭취를 위해서는 카페에서 녹차 음료를 마시는 것이 좋은데, 카페인 함량도 카페 녹차 음료가 높기 때문에 카페인에 민감한 경우 주의해야 하는데..... 궤양성 대장염 환자는 뭐가 더 좋은지는 몰?루. 이거는 좀 더 찾아봐야 겠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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