궤양성 대장염 투병기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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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증세

 

궤양성 대장염의 주요 증상 중 하나인 혈변이 처음 나왔던 건 21년 6월쯤이었다. 통증이나 별다른 증세는 없었지만, 그래도 걱정이 되긴 해서 검색을 해봤더니 궤양성 대장염, 크론병 등의 이름이 나왔다.

 

"내가 이런 병에 걸렸겠어? 뭐 잘못 먹었나 보지"


하는 생각이 들었고, 며칠 지나도 호전될 기미가 없어서 내과에 갔었는데 대장내시경 검사를 권유받았다. 그렇지만 별일 아니겠지 싶어서 2주 분량의 약 처방만 받고 넘어갔다. 혈변 증세는 곧 사라졌고, 내 예상이 맞았다는 생각에 안도하며 한동안 잊고 살았다.

 

 

증상 재발, 그리고 대장내시경

 

혈변 증상이 다시 나타난 것은 반년 정도가 지난 1월 21일쯤이었던 걸로 기억한다. 그 당시에도 혈변 외의 증상은 없었지만 일주일 정도를 지켜봐도 나아지질 않아서 1월 28일에 이전의 그 내과에 다시 갔다. 한 번 더 내시경을 권유하시길래 그땐 알겠다고 했고, 설 연휴 직후인 2월 4일에 바로 대장내시경 검사를 받기로 했다. 이번에는 뭔가 있는 건가? 싶은 생각이 들기는 했었다. 집에는 자세한 이야기는 생략하고 "속이 안 좋아서 혼자 쉬겠다"라고만 했다. (사실 좋았다...)

 

대장내시경 검사를 받기 위해서는 대장 내에 찌꺼기 등이 남지 않도록 검사 3-4일 전부터 식단에 제한을 두어야 한다. 그렇지만 이것보다 몇 배는 더 나를 힘들게 한 것은 바로 장 정결제였다. 정결제와 물을 포함해서 2~3리터나 되는 양을 전날 저녁과 당일 아침 두 번을 마셔야 하는 것도 부담이었고, 특히 자기 전엔 변이 언제 나올지 몰라서 새벽 2~3시까지 잠에 들지 못했다. 그 덕에 아침에 피곤해서 늦잠을 자는 바람에 아침 약을 늦게 먹은 건 덤.

대장내시경 준비는 약간 졸린 상태에서 정신없이 지나갔고, 수면내시경을 한 덕에 별 통증은 없었다. 검사 결과를 받으러 2월 11일에 가기로 했다.

 

 

검사결과

 

대장내시경 검사 후에도 혈변 증상이 있다 없다 하길래 약 처방이나 받으러 2월 8일에 병원을 갔는데, 검사 결과가 나왔다길래 속으로 '오 개꿀?'이라고 생각하며 진료실로 들어갔다. 근데 이게 웬걸, 궤양성 대장염으로 의심된단다.

그 후부터는 반쯤 넋이 나간 채 정신없이 흘러갔다. 이런저런 음식 조심하라는 얘기도 있었고, 바로 다음 날로 세브란스병원에 진료예약도 잡았고(대학병원 갈 때 동네 병원에서 진료의뢰서 같은 걸 써주는 걸 이때 처음 알았다), 나중에 병원에서 '슬라이드'라는 걸 가져오라고 할 수 있으니 받아가라는 얘기도 있었다.

 

마음의 준비가 전혀 안 된 상태에서 의사 선생님의 말을 우수수 받아서 그런지 좀 더 타격이 컸나 보다. 그래도 아직 확실하게 결과가 나오기 전까지는 모른다는 생각에 다음 날까지 기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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