궤양성 대장염 투병기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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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대학병원

대학병원은 뭔가 엄청 큰 수술 같은거 받으러나 가는 줄 알았는데, 살면서 큰 병치레 없던 내가 30대에 대학병원을 가게 될 줄은 몰랐다. 대장내시경 사진만 보고 바로 궤양성 대장염 맞다고 하시던데, 그게 어떻게 딱 보고 바로 나오는지 신기했다.

바로 약도 처방받았다. 먹는 약과 좌약 두 가지를 같이 복용해야 하는데, 먹는 약은 메자반트를 2주일치, 좌약은 펜타사와 아사콜 중에 마음에 드는 걸 골라보라면서 각각 1주일치를 처방해주셨다. 사람마다 마음에 드는게 다르다나.

처방을 받고 나서 정밀검사를 받아보기로 했고, 전담 간호사분의 안내를 받았다. 각 교수님마다 수행하는 간호사가 따로 있는 모양이던데... 동네 병원에서 만난 간호사와는 다른, 교수님의 비서 느낌이라서 신기했다.

 

결국 확진

내시경 검사받은 동네 병원에서는 확실하진 않으니 대학병원에 가보라고 해서 "혹시 아닐 수도 있지 않을까?" 싶었지만, 대학병원 가자마자 궤양성 대장염이래서 거의 포기했었다. 그렇지만 정밀검사 받고 확실히 맞다고 진단을 받으니 또 느낌이 다르더라.

좌약은 펜타사를 사용하기로 했다. 펜타사는 경구투여하는 단단한 알약 같은 제형이고, 직장에 넣기 편하게 손가락에 씌우는 골무를 기본적으로 준다. 반면 아사콜은 좀 무른 제형이고, 제공되는 골무가 없어 따로 준비를 해야 했다. 게다가 다음 날에 볼일을 보면 아사콜을 투여했을 때 흰색의 무언가가 더 많이 나와서 흡수가 잘 안 되는 느낌이 들었고 여러 모로 아사콜은 나와는 맞지 않는 느낌이 들었다.

 

식단 조절

세브란스병원은 소화기내과 전담간호사도 계시고 영양상담실의 상담사님도 계셔서 식단 관련한 조언을 많이 들을 수 있었다. 아무래도 장에 문제가 있는 질환이다보니 식사요법도 평소보다는 신경을 써야 한다. 다만 당시에도 그렇고 글을 쓰고 있는 지금도 그렇고 증상이 거의 없는 [관해기]이다보니 부담스러울 정도로 식단을 제한하고 있지는 않다.

 

현재는 아래와 같은 수준으로 식단을 조절하고 있다. 이게 정답인지는 모르겠으니 전문가에게 상담받기를 바란다.

 

- 육류, 달걀, 두부 등 단백질은 꾸준히 섭취하되, 기름기가 많은 고기보단 살코기를 많이 먹는다

- 세끼 식사는 꾸준히 한다 : 이건 30여년 살면서 평생 해오던 거라 부담은 없다

- 카페인을 제한한다 : 장운동을 자극해서 피하라고 한다. 나는 원래 커피가 맛없기도 했고, 커피만 마시면 꼭 속이 쓰려서 피해왔던지라 생활에 타격은 전혀 없었다. 단, 홍차와 녹차는 마셔도 문제가 없었는데 이것도 카페인이 들어있어서 허브차로 대체해서 마시고 있다.

- 맵고 짠 자극적인 음식을 피한다 : 이게 제일 아쉬웠는데, 닭발, 마라탕 같은 매운 음식을 좋아했기 때문이다. 근데 건강하게 살려면 끊어야지 별 수 있나. 지금은 평범한 한식 수준의 일반적인 맵기를 지닌 음식은 먹고, 맵게 나오는 음식만 피하는 수준으로 먹으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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